[돈맥경화 중소건설사] "대출 막히고 미분양 '첩첩산중'"…중소건설사 표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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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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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중소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취급하던 제2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선제적으로 중단하면서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미분양·미계약 물량까지 잠재적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중소 건설사는 고사 직전의 분위기다. 
 
3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6월 말 기준) 금융권이 취급하고 있는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1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1조9000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전체 PF대출 가운데 은행권은 28조3000억원으로 4분의1에 불과하다. 반면 보험사(43조3000억원), 여신전문금융업계(26조7000억원), 저축은행(10조7000억원), 증권사(3조3000억원) 등 제2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84조원으로 전체의 4분에3에 달한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받아온 은행권은 부동산 PF 취급 규모를 늘리지 않았지만 제2금융권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호조 속에서 대체수익원을 찾기 위해 부동산 PF 취급을 크게 늘렸다"면서 "제2금융권의 경우 사업인허가 단계 전에 실행한 뒤 본PF를 통해 상환하는 '브리지론' 취급 비중이 높은데, 채권시장 불안감으로 전 금융권에서 본PF 실행을 중단하면서 부실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시장이 경색되더라도 분양대금이 원활하게 유입되면 견딜 만하지만,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건설사에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27.1% 증가한 총 4만1604가구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전월대비 55.9% 늘어난 7813가구, 지방은 21.9% 늘어난 3만3791가구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7189가구에 달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PF대출을 취급하던 제2금융권에서 부실화 우려로 연말까지 사실상 대출을 금지했고,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며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꺾이면서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시행사도 브리지론이 막혀서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중 그룹 지원이 가능한 곳은 버틸 수 있겠지만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이 막히는 순간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연말까지 3~4곳의 지방건설사가 추가로 정리(부도)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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