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제천 산불 상황에서도 인접 지역에서 열린 연주회를 관람하고 술자리에 참석했던 사실이 드러나 여론이 들끓고 있다.
2일 뉴시스와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 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이 지역 민간단체 초청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다.
같은 시각 인접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는 올들어 도내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해 헬기는 물론 인접 지역 산불진화대까지 동원되는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오후에는 인근 위험지역에 주민대피령도 내려졌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일 "국민의힘 소속인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는데도 현장에 가지 않고 술판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충북도민에게 사죄하고 지사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30일 제천지역 주민들은 산불에 초긴장 상태로 밤을 지샜다"며 "한창 술판이 벌어진 시간, 봉화산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들은 산속에서 김밥으로 버티며 밤샘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을 마셨고 외부 행사로 얼굴이 붉게 그을린 것이라는 김 지사 측 해명은 가관"이라며 "충북 소방의 책임자는 김 지사다.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조직 운영과 일부 지휘권은 여전히 도지사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이제 민주당은 충북 제천의 산불마저 ‘죽창가’로 활용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억지 주장과 달리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저녁 술판을 벌이지 않았다"며 "김 지사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언론에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지시가 산불이 발행한 지난달 30일 오후 6시13분 충주 이동 중 산불 진화 70% 상태를 확인했고, 오후 9시10분 충북도립 교향악단 공연 관람 후 오후 9시30분 예정돼 있던 충주 지역 청년 모임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30일부터 31일 아침 진화율이 96%에 이를 때까지 김 지사는 제천 산불을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는 지난달 30일 발생했던 산불은 오후 8~9시쯤 산 반대편에서 재발화하는 바람에 이튿날 오전까지 총 281명의 인력과 헬기 11대 등 39대의 진화 장비를 투입해 진화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술자리 참석은 SNS를 통해 알려졌다. 김 지사와 함께 술잔을 나누는 사진 수십장이 참석자 등의 페이스북에 올라왔으나 논란이 확산하면서 지금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도는 도립교향악단 연주회 참관 이후 간담회 자리는 공식 일정이 아니어서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김 지사의 그날 밤 동선은 SNS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야권이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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