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허가로 2006년 설립된 국종망연합회의 전·현직 대표 전원이 관세청 퇴직인사로 드러나 전관예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종망연합회가 2010년 설립한 케이씨넷 전·현직 대표와 관세청·국종망연합회의 주요 하도급 업체로 알려진 A사 대표 역시 관세청 고위직 출신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들 법인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아주경제가 국종망연합회·케이씨넷의 등기부등본을 검토한 결과 이들 단체의 전·현직 대표는 예외 없이 관세청 고위 인사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관세청에서 관세청장, 관세청 차장, 지역본부세관장 등 핵심 요직을 역임하고, 퇴직 후 국종망연합회나 케이씨넷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국종망연합회 대표를 관세청 고위 퇴직 인사로 임명하는 관행은 2006년 설립 당시부터 이어져 왔다. 이 단체 초대 대표는 관세청 서기관 출신으로 알려진 이종운씨였다. 2008년 6월에는 성윤갑 전 관세청장이 대표로 취임했다. 2008년 3월 관세청장에서 물러난 지 3개월 만이었다.
이후 피재기 전 대구본부세관장, 박철구 전 부산본부세관장, 정일석 서울본부세관장이 관세청 퇴직 후 차례로 국종망연합회로 자리를 옮겨 대표를 지냈다. 2021년 12월 취임한 김윤식 현 국종망연합회 대표는 관세청에서 인천본부세관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관세청과 국종망연합회의 주요 하도급 업체 중에서도 관세청 출신 인사가 대표로 임명되는 경우도 있었다. 관세청과 국종망연합회의 협력사로 알려진 A사에 올해 3월 대표로 취임한 안 모씨 역시 관세청 고위 출신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8년 6월부터 서울본부세관 자유무역협정집행국 국장을 지냈다.
국종망연합회의 관세청 전관 예우 문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때마다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 전관 인사가 포진한 이 단체에 관세청이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이 주된 비판의 요지였다.
그러나 관세청이 국종망연합회 설립 허가권과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운영 사업자 지정권을 가지고 있는 주체임에도 연합회의 전관 예우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은 국종망연합회의 전관예우 관행을 적극 해결할 의지를 묻는 본지 질의에 “국종망연합회는 정관에 따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대표를 선출한다”며 “연합회가 직원을 채용하는 문제에 대해 관세청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관세청은 오히려 최근 국종망연합회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주는 일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수의 계약한 57억5000만원 규모의 과테말라 전자통관시스템 현대화 사업, 48억8000만원 규모의 마다가스카르 전자통관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관세청은 이전에도 국종망연합회에 해외 사업을 맡겼지만 건당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사업이 주를 이뤘다. 국종망연합회·케이씨넷이 관세청과 체결한 수의계약 규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0억원을 돌파했다.
국종망연합회는 올해 탄자니아 조세청과 4300만 달러 규모의 탄자니아 전자통관시스템(TANCIS) 고도화 사업을 관세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했는데, 관세청이 계약 성사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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