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에 첨단 돔구장 조성... 스포츠 마이스 복합단지 세운다

잠실 3만석 돔구장‧전시컨벤션센터 구상…2031년 말 준공

잠실 일대 한강‧탄천 연계 수변생태문화공간 조성도

  

오세훈 시장(왼쪽)이 아눅 카루나라트네 (Anuk Karunaratne) 토론토 블루제이스 부사장에게 로저스센터 시설 브리핑을 듣고 잠실 돔구장과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최신식 야구장이 한국에도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잠실에 돔구장을 포함해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건립하고, 한강과 연계한 수변생태문화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현지시간) ‘토론토 로저스센터(Rogers Centre)’를 방문, 잠실 일대에 돔구장을 비롯한 첨단 스포츠·전시컨벤션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코엑스에 국한돼 있었던 마이스 기능이 잠실 중심으로 확장되며 강남권역 일대 산업과 문화소비 지형까지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오 시장이 방문한 로저스센터는 류현진 선수가 속한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Blue jays)의 홈구장으로 약 4만1000석 규모 돔경기장이다. 토론토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과 연계돼 객실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로저스센터는 최근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프리미엄석 확대 등 대대적인 시설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은 시즌 중에는 주로 야구관객이, 오프 시즌에는 컨벤션센터 방문객 등이 이용하고 있다. 호텔 내부에는 바로 경기장을 관람할 수 있는 객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숙박비는 경기 일정에 따라 약 300~2000달(약 40만~250만원 수준)까지 유동적이다.

16일(현지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 대 보스턴 레드삭스의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오세훈 시장(오른쪽)이 야구경기 관람이 가능한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 객실에 방문했다. [사진=신동근 기자]

서울시는 잠실운동장․마이스 복합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가칭)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주간사: 한화)’와 현재 돔구장 건립을 구체화하는 중으로,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의 야구장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돔구장은 2026년부터 착공돼 2031년 말 준공될 전망으로 예산은 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돔구장에서 본격적인 야구는 2032시즌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그 외 복합시설인 스포츠컴플렉스는 2026년 1월 착공해 2029년 말 준공 예정이다. 
 
돔 형태로 건립돼 우천과 폭염 등 악천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올스타브레이크(올스타전이 개최되는 약 1주일간의 정규리그 휴식기), 오프 시즌에는 대규모 공연·행사도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폐식은 아니며 지붕이 닫힌 형태로 유지되는 지붕폐쇄형 구장이 될 예정이다.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공간)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프리미엄석(스카이박스, 필드박스, 패밀리존 등)도 도입한다. 야구장과 호텔을 연계 조성해 객실레스토랑, 피트니스 등 호텔 내 여러 공간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어 방문한 ‘토론토 워터프런트(Waterfront)’ 개발사업지를 언급하며 잠실 주변 한강과 탄천 일대를 함께 개발해 매력적인 수변생태·여가문화공간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서울시 측에 따르면 탄천 동측은 전부 생태공원으로 바뀌며 탄천을 건널 수 있는 보행교 등도 만들어진다. 2024년 하반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2029년 공사가 완료될 전망이다. 토론토 CN타워 전망대에 올라 워터프런트 전경을 관람한 오 시장은 워터프런트 곳곳에 마련된 요트 계류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토론토에 위치한 CN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워터프런트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아울러 오 시장은 돔구장과 함께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의 한 축이 될 전시컨벤션센터 조성을 앞두고 19일(현지시간)에는 뉴욕 자비츠 컨벤션센터(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도 방문한다. 
 
자비츠센터 2019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서부, 허드슨강 인근에 위치한 자비츠센터는 전시면적 약 7만8000㎡로 뉴욕에서 가장 크고 활발하게 전시·국제행사가 열려 지역의 관람·관광산업, 숙박·상업시설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뉴욕시 전체에 연간 약 2조4000억원의 매출, 약 1만6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잠실에 들어설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면적 약 9만㎡로, 자비츠센터보다 1만㎡ 이상 더 넓으며 회의면적은 약 2만㎡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또 시는 ‘한강’이라는 서울만의 특화된 경관을 활용해 매력적인 조망을 갖춘 특색 있는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잠실 마이스 조감도 [자료=서울시]

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서울 전역에 경제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미래 산업 핵심시설이 될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전시컨벤션센터 기능 고도화 및 공공성을 갖춘 운영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잠실, 강남 등 교통이 혼잡한 ‘도심형 전시컨벤션센터’인 점을 고려해 자비츠센터와 같이 전시물류차량 전용 흡수·대기공간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타 시설과 연계한 통합 주차장을 조성해 주변 교통혼잡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시물류차량 전용 흡수 대기공간은 1층과 2층의 높은 층고 사이 빈 공간을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허가된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필요 시 신호를 통해 출차해 교통 혼잡을 막는다. 앞서 컨벤션센터에는 전시 시작이나 전시 종료 후 관련 차량이 몰리며 교통혼잡을 불러일으켰으나 해당 공간을 이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 돔야구장, 전시컨벤션센터, 업무·상업·숙박시설 등 공공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갖춘 복합시설 조성을 위한 종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하고 기재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2024년 말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