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당초 예상보다 큰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닛케이, 블룸버그 등이 2일 보도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내수 진작 및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부양책을 빼어든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각료회의에서 부양책 규모가 소득세 감면을 포함해 총 17조엔(약 151조원) 이상의 부양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발표했던 부양책 규모에 비해서는 작지만 블룸버그 예상치의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부양책을 위해 기시다 내각은 13.1조엔 규모의 보정(추가경정) 예산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는 30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경제적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다"며 부양책 시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경제 부양책의 가장 중요한 축은 공급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는 기업들의 수익 능력을 강화하고, 이는 다시 임금 인상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현재 임금 증가분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으로의 회귀를 막기 위한 임시 조치로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있을 기자 회견에서 부양책의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부양책 중 핵심은 내년 6월부터 시작되는 소득세 및 주거세의 일시적 감면이다. 일본 정부는 17조엔의 부양책 중 약 3.5조엔은 소득세 감면, 1조엔은 저소득 가정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인당 소득세를 3만엔, 주거세는 1만엔씩 감면하고 주거세가 면제되는 저소득 가정에게는 7만엔의 보조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외 휘발유, 전기, 가스 가격에 대한 보조금을 내년 4월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양책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고물가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는 가계 지원을 위한 것이다. 일본의 9월 식품(신선신품 제외)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8%나 급등한 가운데 일본 국민들의 구매력은 상당히 약화됐다.
또한 바닥으로 떨어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을 올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지난 달 27일부터 29일까지 닛케이와 TV도쿄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33%로,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규모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시다 내각에 대한 설문 조사 응답자 중 65%는 세금 감면이 고물가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고 답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다구치 하루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세액 공제를 좋아하지 않는 부분적 원인은 일시적이기 때문"이라며 "결국 세금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세금 감면분을) 저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부양책이 정치적 목적이 짙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기시다 총리가 앞서 발표한 방산, 저출산 대책 관련 예산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당 예산의 마련 여부와 관련해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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