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일하는 청년 몇 명에게 지원 사업 예산이 줄어드는 걸 물어보니 ‘저희는 곧 잘리겠네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태연하게 말해 가슴이 아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문학계 현장 간담회에서 “시, 소설, 에세이 등 글(문학)은 우리 문화의 원천 소스이고 기본이다”라며, “문학계를 지원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과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장, 정은귀 한국외국어대 교수 겸 번역가를 비롯해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유 장관은 “내년은 (문학·출판계) 예산 자체가 적게 편성됐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운용의 묘를 살릴 수밖에 없다”라며 “2025년에 순수예술 분야의 예산을 상당 부분 늘릴 생각을 하고 있다. 문학계가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현재 번역 아카데미가 있어 2년간 교육을 하지만 학원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예산 20억원~30억원이 있으면 번역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석사학위를 주게 되면 한국문학 번역을 위해 힘쓸 해외의 인재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문학관이 건립될 은평구 부지의 기부채납 문제가 지연되고 있는데, 내년에 첫 삽을 뜨고 조속한 건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주무 부처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문인협회는 회원들에게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웹진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원고료가 배로 늘어남에 따라 운영적인 측면에서 고민이다”고 호소했다.
시인 장석주는 “한국의 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라며 “하지만 원고료는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 푼도 달라지지 않았다. 창작활동으로 기초생활비를 벌 수 있는 시인은 한 명도 없다”며 냉혹한 현실을 전했다.
유 장관은 문학계에 이어 이날 오후 웹툰 제작사 ㈜재담미디어 사무실에서 만화·웹툰 산업 육성 전략 수립을 위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유 장관은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지식재산(IP)의 원천으로서의 만화·웹툰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만화·웹툰 산업의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준비했다.
유 장관은 “만화·웹툰은 지식재산(IP)의 원천으로서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어갈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며, “만화·웹툰 산업의 고도화라는 관점에서 웹툰 종주국의 위상과 경쟁력을 확립하기 위해 문체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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