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
지난 29일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입적한 자승 스님의 마지막 글(열반송)이 공개됐다.
조계종 총무원 대변인인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장례는 조계사에서 오는 12월 3일까지 종단장(5일)으로 치른다”고 일정을 공개했다.
우봉 스님은 “총무원장 대련 진우 스님이 해봉 자승 대종사 종단장 장의위원회 위원회 장의위원장을 맡는다”고 말했다. 분향소는 30일 오후 3시쯤 조계사에 마련될 예정이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다비는 자승 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에서 실시한다.
열반송에 대해 조계종 관계자는 “자승 스님께서 평소에 자주 하시던 말이다”라며 “최근에 써 두신 같다”고 설명했다.
우봉 스님은 “자승 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 스님은 지난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가 발견됐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자승 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현재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그는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상좌도 지냈다.
동화사, 봉암사 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고 수원 포교당, 삼막사, 연주암 주지 등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는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이후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지내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4선 했다. 2006년 14대 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의장을 지냈다.
1997년부터 5년간 과천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2004년부터는 은사인 정대 스님이 만든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을 맡아 불교단체와 불교학자, 청년들을 지원하는 등 대사회활동도 진행했다.
또한 종책모임 화엄회와 함께 베트남 고엽제 피해자와 캄보디아, 미얀마 등도 도왔다.
그는 지난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으며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2022년에 상월결사를 만든 뒤 부처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는 전법 활동에 매진해왔다. 총무원장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조계종 실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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