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신원 공개 김민웅, 항소심서 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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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기자
입력 2024-01-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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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 징역 6월·집유 1년→2심 징역 1년·집유 2년

  • SNS에 2차 가해성 글 게시…"고의 아니었다"

  • 법원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태도 보이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났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장찬 김창현 소병석 부장판사)는 30일 성폭력처벌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지난 2022년 8월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했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피해자 A씨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의 비서실에 근무했을 당시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 사진을 공개하면서 A씨가 지속해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이에 김 전 교수는 2차 가해자라는 비판에 휩싸였고, A씨의 실명을 가리지 않고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교수는 시력이 좋지 않아 편지 파일에 있는 A씨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해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A씨가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하는 '피해자'가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전 교수가 이 사건 편지 파일에 피해자의 실명이 기재돼 있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파일을 공개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교수가 1심 재판 중에는 혐의를 인정했다가 항소심에서는 입장을 바꾼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가 아니라며 1차 가해가 성립될 수 없으므로 2차 가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 후 김 전 교수는 법정을 빠져나와 "전혀 고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즉각 수정했고 그 이후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책임을 지는 과정을 밟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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