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예산안 지침] 저성과 예산 줄여 저출산·미래 대응...재량지출 2년째 10% 삭감

민생 안정·역동 경제 구현 목표…준조세 성격 부담금 개편안 마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건전 재정 기조가 이어진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재검토해 저성과 사업 예산은 줄이고 저출산과 미래 대비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정 과제 등 필수 소요를 제외한 재량 지출도 2년 연속 10% 이상 삭감할 계획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예산안 편성 지침은 이듬해 재정 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사안, 재정 혁신 방향 등을 포함한 것으로 각 부처가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 확립을 통한 미래 세대의 부담 최소화를 강조했다. 

정부가 세운 내년 예산 편성의 기본 방향은 미래 대비 '체질 개선'이다. 이를 통해 민생 안정과 역동 경제를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경제 체질에 대해 R&D 시스템 개혁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경제 혁신생태계를 조성한다. 사회 체질 개선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하고 일자리·자산 형성 지원으로 청년의 미래 도약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로 총지출 증가율은 낮아지지만 내년 예산은 역대 최대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의무지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내년 예산은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담긴 중기 재정 지출안을 토대로 책정된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4.2% 증가한 684조4000억원을 기준으로 편성된다. 

정부는 이번 지침에서 재정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재정 운용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모든 재정사업에 재정사업평가를 실시하고 성과가 낮은 사업은 삭감하거나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경직성 지출 누수도 관리해 도덕적 해이 발생 우려가 있는 사업은 지원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등 재량 지출을 1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다. 

민생토론회에서 제기된 요구사항도 재정 운용에 반영한다. 이날까지 23회 진행된 민생토론회는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 관계자가 설명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올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 개편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담금 개편에 따른 수입 감소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결혼, 출산, 육아 지원 등 초저출산 대응에도 나선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육아휴직 등 출산 육아기 지원을 확충하기로 했다. 양육 부담 경감을 위한 틈새 돌봄 등도 대책에 포함하고 고령자 계속 고용 등 고령화 친화 사회 구축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각 부처는 이번 지침에 따라 5월 31일까지 내년도 예산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를 토대로 6~8월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 예산안을 편성한다. 기재부는 예산안을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