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한 단(1㎏) 가격을 본 뒤 한 말이다.
하지만 '대파 875원 합리적' 발언을 두고 실제 물가 상황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파 한 단 875원 가격이 일시적·한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농협 하나로마트가 875원 대파 판매 종료 시점을 오는 12일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총선(10일)을 의식한 '선거용 대파'라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대파 875원은 일반적인 소비자 가격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마트를 방문한 지난달 18일 기준 대파 소매 가격은 ㎏당 평균 3018원이었다. 윤 대통령이 합리적이라고 한 대파 가격보다 무려 3배가량 높은 셈이다. 4일 기준 대파 소매 가격을 확인해도 ㎏당 2602원이다. 약 14% 저렴해졌어도 여전히 875원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 보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인천 일대 전통시장에서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파 한 단을 들어 올리며 "여러분, 850원짜리가 맞느냐"며 "5000원이랍니다. 5000원"이라고 비꼬았다.
대파 한 단(1㎏) 875원? 각종 할인 더해져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하나로마트는 대파 한단 875원 가격을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먼저 대파 한 단 875원은 각종 할인을 결합한 가격이다. 하나로마트는 대파 한 단 권장가격 4250원에 정부 납품단가지원금 2000원과 자체 할인 1000원, 농산물 할인 지원쿠폰 30%(375원)를 빼 875원에 팔았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은 하나로마트 중 양재·창동·수원·고양·성남·청주·울산점 등 7개 매장에서만 가능했고, 양재점은 하루 1000단 한정으로만 해당 가격에 판매했다.
다시 말해 875원 대파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특히 대형마트가 적은 지역에 사는 국민은 체감할 수 없는 가격이다. 부산만 놓고 봐도 4일 기준 대파 소매가격은 ㎏당 3423원이다.
대파 할인 종료 시점이 총선 직후와 맞아떨어지는 점을 근거로 선거를 의식한 할인 행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농협 측은 "농산물 가격을 2주 단위로 설정하다 보니 오는 12일까지 연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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