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억지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14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 출연한 볼턴은 이란의 공격에 대해 "우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규모 억지 실패(massive failure of Israeli and American deterrence)를 목격했다"며 "200발의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드론이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평가를 지켜봐야 한다"며 "사망자 수가 적거나 없다면 신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볼턴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어를 '억지 실패'라 말한 이유는 대응의 강도 때문으로 보인다. 억지(Detterence)란 안보에 있어 상대의 공격을 억제할 목적으로 군사력을 유지하는 걸 말한다. 그는 상대국의 선제공격에 대해 훨씬 더 강력한 응징을 해야만 제대로 된 억지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14일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중동에서 확전을 자제시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이란에 어떤 반격도 반대하고, 미국도 이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알려졌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미국 언론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재차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볼턴은 본인이 보좌한 트럼프 전 대통령 비난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지자자들과 만나 "내가 재임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볼턴은 "트럼프가 이 점에 대해 망상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동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모른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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