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취급받던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 훈풍이 불 조짐이다. 올해 들어 분양시장에서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오피스텔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고 임대 수익률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15곳의 오피스텔이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평균 15.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2021년엔 평균 25.8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2022년엔 5.3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에도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6.7대1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올해 경쟁률 상승을 견인한 오피스텔 단지는 지난달 4일 청약 접수를 진행해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한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다. 평균 경쟁률은 112대1이었으며, 최고 경쟁률은 B8타입(전용면적 22㎡)으로, 1가구 모집에 226명이 몰렸다. B5타입(전용 21㎡)도 157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이달 중순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영등포 '여의도 큐브스테이트'의 청약 경쟁률은 23대1로 집계됐으며, C타입(전용 33㎡)은 1가구 모집에 39명이 몰리기도 했다.
청약 열기가 뜨겁기는 인천과 경기 지역도 마찬가지다. 부천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전용 88㎡)'은 이달 청약 접수에서 18대1로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고, 인천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Ⅰ(RCI 블록, 84㎡)'는 40가구 모집에 577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14.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전세 사기 여파로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크게 늘었고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청약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리서치전문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 1~2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임대차 거래량 4만2401건 중 월세 비중은 2만8652건으로 67.4%로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오피스텔 수익률도 개선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1월 5.27%, 2월 5.28%, 3월 5.30%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5%를 넘어선 것은 2020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월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 1분기 전국 평균 월세는 77만2000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68만2000원 대비 9만원(13.2%)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청약을 진행한 오피스텔 대부분이 역세권이나 주상복합이 많았다. 공실 가능성이 낮은 만큼 임대 수요가 분양시장에 몰려 청약 경쟁률이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대 수익률이 5%대로 높은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침체기에 비해 개선된 것은 맞지만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세라고 보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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