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과 아랍국가 관계자들이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가자지구 휴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독일 dpa 통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자리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문해 가자지구 전쟁과 사우디-이스라엘 수교 협상의 돌파구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 국가 외무 장관들은 오는 2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 측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들 아랍국가는 서방 국가와 회동에 앞서 아랍국끼리의 단합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서방과 회동에 참여하지는 않으나, 아랍국끼리의 만남에는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9일부터 30일까지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는 27일 성명으로 밝혔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중간에서 팔레스타인과 휴전을 가로막는 것은 하마스"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사우디와 이스라엘 수교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점을 내비쳤다.
다만 최근 양국 간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 사우디는 이스라엘 측의 요구를 대체로 거절하는 쪽으로 응수해 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주미 사우디 대사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자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향한 '돌이킬 수 없는' 방안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측은 그동안의 휴전 협의 기간에도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사우디와 몇몇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정상화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그 대가로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상호방위조약을 포함한 첨단무기와 안전 보장을 받고, 사우디의 민간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협력 약속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우디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사우디 분석가인 아지즈 알가시안은 AFP 통신에 "수교의 대가는 확실히 커졌다"며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단순한 약속이 아닌 더욱 명확하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문제 분석가 헤샴 알가남은 AFP 통신에 "사우디는 처음부터 팔레스타인을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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