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체질 개선을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불경기와 소비 침체 등 대외 환경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본사 이전이나 희망퇴직을 통한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9월 본사를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이전한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용 절감 조치 중 하나다. 11번가는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했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본사 이전 문제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측은 “서울스퀘어 임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며 “사옥 이전 후 최대한 구성원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말 이후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 수가 10명 정도로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11번가는 올해 3월 대상자 범위를 넓혀 전 사원에게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도 지난 5일 첫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으로 2021년 6월 7일 이전 입사자 가운데 재직 또는 휴직 중이면 신청 가능하다.
희망퇴직을 승인받으면 퇴직 시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할 수 있다.
희망퇴직 외에도 롯데온은 지난달 1일부터 롯데마트몰에서 제품을 사면 2시간 이내에 상품 배송을 보장하는 퀵커머스 서비스인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인력 축소 칼바람은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면세점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달 중 희망퇴직과 조직 슬림화, 영업점 면적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전략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엔데믹 이후 국내외 개별 여행객은 증가했으나,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고 고환율로 내국인 매출이 부진한 탓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기업들이 비용 감축 작업을 진행하며 적자 탈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