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등에 탑재할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능을 유럽에서는 보류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유럽연합(EU)의 기술기업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EU 국가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비롯해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을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에서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EU에서 시행된 디지털시장법은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규정하고, 이들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반드시 허용하게 했다. 이를 위반하면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앱스토어 내 결제 등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이번 AI 기능 보류 발표에 대해 "게이트키퍼들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규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유럽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 등 자사의 모든 기기에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애플은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오픈AI와 AI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번에 EU 권역에서 새 기능 출시를 보류하면서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27개국 소비자들은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