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초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틈에서 고전하는 이디야커피가 해외 진출을 위기 극복 타개책으로 꺼내 들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의 장남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이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2000년대 초반 저가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엔 가격대가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디야커피 아메리카노 가격은 기본 사이즈 기준 3200원이다. 이는 스타벅스(4500원)보다 저렴하지만, 메가커피(2000원)보다는 비싸다. 그렇다 보니 이디야커피는 스타벅스와 초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디야커피 성장 요소 중 하나가 가성비였으나 최근 몇 년 새 1000~2000원대 초저가 커피 업체가 많이 생겨나면서 이디야커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아지는 이디야커피 존재감은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이디야커피 매출은 2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감소 폭은 크지 않지만, 이디야 매출이 역성장한 건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8.1% 감소한 82억원을 기록해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매장 확장 속도도 더디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디야커피 매장 수는 3019개다. 2021년 3018개에서 2022년 1개 늘어난 수준이다.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은 지난 4월 등기임원(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3년생인 문 본부장은 지난 2019년 이디야커피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20년까지 근무하다 회사를 떠났다. 이후 BCG·커니·딜로이트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말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이디야에 복귀했다.
문 본부장은 이디야커피 해외 시장 진출에 참여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달 21일 이디야의 말레이시아 진출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본부장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이디야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다. 문 회장이 67%, 차남 문지환씨가 2%를 소유하고 있다.
실제 문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진출을 강조한 만큼 해외 경험이 많은 문 본부장이 해외 사업을 총괄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디야 관계자는 "경영전략본부가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문 본부장이 이디야커피 해외 진출에도 관여하고 있다"며 "브랜드 리브랜딩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