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위기 수준의 낮은 지지율에 몰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두고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총재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이대로는 정권교체 될 것"이라며 기시다의 퇴진을 압박하는 발언을 해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산케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스가 전 총리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이후 이어져오고 있는 여론 악화에 대해 기시다 총리의 책임을 언급하며 "이대로는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당 쇄신을 이해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답했다.
스가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기시다 총리 불출마를 압박하고 퇴진을 요구한 발언"이라고 한 목소리로 평가했다. 아사히는 "이미 당내 중견 및 젊은 세력으로부터 기시다 퇴진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 스가 전 총리의 발언으로 당내 압력이 한층 더 강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기시다 총리의 퇴진이나 총재 재선 불출마를 공공연히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즈마 구니요시 중의원 의원은 22일 당 모임에서 "기시다 총리가 재선 등을 입 밖으로 내지 말고 단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즈마 의원은 잠룡 중 한명인 모테기 도시미쓰 당 간사장이 이끄는 모테기파 소속으로, 초선 의원인 그의 입에서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는 발언이 나와 기시다의 재선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한편 24일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22~23일)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3% 포인트 떨어진 17%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마이니치가 제시한 자민당 국회의원 8명 가운데 "차기 총리에 적합한 사람" 1위는 20%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었다. 2위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9%, 3위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8% 등이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여론조사(21~23일) 결과를 발표했는데, 내각 지지율이 23%로 5월보다 3%포인트 하락하면서 기시다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차기 총재에 적합한 정치가를 묻는 질문에는 1위가 이시바 전 간사장으로 23%, 2위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환경상으로 15%였다. 3위는 스가 전 총리로 8%였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만큼 자민당 총재에 불출마하면 총리 자리도 내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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