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美 데이터센터 기업에 2800억원 투자…AI 분야 역대 최고 투자액

연이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AI 피라미드 전략' 가속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2배 확충"…SGH의 클러스터 역량 적용될듯

사진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마크 아담스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SKT)이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SKT가 그간 AI 분야에 투자한 금액 중 최대 규모다. 이번 협약을 두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에 방점 찍힌 SKT의 AI 전략이 더욱 뚜렷해졌단 평가도 나온다.

SKT는 SGH에 약 2800억원(2억달러)를 투자했다고 16일 밝혔다. 전환우선주로 투자한 만큼 향후 보통주로 전환해 SGH의 지분 10%를 확보할 예정이다.

SGH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AI 클러스터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AI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포함한 대규모 시설을 의미한다. 즉 SGH는 AI 클러스터를 구축·운영 등을 도움으로써 고객사가 AI 데이터센터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SGH의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수천~수만개 GPU로 구성된 AI 클러스터 설계 △서버·랙·네트워크·스토리지 설치와 성능 최적화 △AI 클러스터 모니터링·유지보수 등이 있다. 이외에 산업 현장에 특화된 엣지 솔루션과 메모리 모듈 등의 사업도 한다.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초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AI 언어모델이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GPU와 AI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SKT는 이번 투자 배경으로 SGH의 역량을 꼽았다. SGH는 전 세계에서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한 몇 안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SGH는 지난해 메타의 GPU 1만6000개 규모 '리서치 슈퍼 클러스터'를 구축한 바 있다. 당시 기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AI 클러스터다.

SKT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AI 피라미드는 △1층 AI인프라(데이터센터·AI칩) 확충 △2층 핵심 사업 전반에 AI 적용을 뜻하는 'AX(인공지능전환)' △3층 개인용 AI 비서와 같은 AI 서비스로 구분된다. 

SGH와의 협력은 이 중 1층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T가 새로 만드는 데이터센터에서 SGH의 클러스터 역량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두 배 수준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SGH와 연내 협약을 추가로 체결해 AI 인프라 사업 전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SGH의 산업 특화 엣지 솔루션에 SKT의 통신 인프라와 AI를 접목한 '텔코 엣지 AI 솔루션'도 개발하겠단 것이다.

이번 협약을 두고 '글로벌 협력'으로 AI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SKT의 전략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SKT는 생성 AI 기업 '앤스로픽(약 1400억)', GPU 기업 '람다(약 277억원)', 생성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약 138억원)' 등 AI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SKT는 이를 통해 AI 피라미드의 1층부터 3층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를 도모한다.

유 대표는 "SGH에 대한 투자는 AI 인프라 공급망에 대한 경쟁력을 공고히 다질 기회"라며 "선제적 투자·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AI 사업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