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수습이 우선...새 금융위원장 취임식 없이 업무 돌입

가계부채·부동산 PF도 해결 과제…"금융시장 안정 가장 중요"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수습을 위해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속도감 있는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는 현업 파악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취임식 없이 이날 오후부터 금융위원장 업무를 시작했다.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김 위원장은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셀러)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법원이 티몬·위메프의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해 재산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면서 회생 개시 여부 결정 전까지 판매자들은 미정산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미정산 대금 규모가 1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이 파산 수순으로 간다면 판매자와 소비자의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규제 공백 해소와 제도 개선도 책임져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에 1조원 이상 건전성·유동성 이슈가 있었음에도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감독을 하지 않아 상황이 악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티메프 사태 대응 관련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메세지를 낼 예정이다. 티메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기발표한 안정자금 '5600억원+α' 투입 외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티메프 사태 외에도 △가계부채와 자영업자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구조조정 △제2금융권 건전성 등 현안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은 금융위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누적된 부실을 해소하고, 새로운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계부채에 대해 "금리 인하 기대, 부동산 시장 회복 속에서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치밀한 대응 계획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2년간 굵직한 금융 이슈를 맡아온 김주현 전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을 하고 금융위를 떠났다. 김 전 위원장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과 태영건설 사태 등 해결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