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자" 아파트 매매 시장 40대 약진...매입 비중 30% 돌파

상반기 아파트 매입 비중 31.2%로 조사 이래 최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역대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40대의 매수 비중은 31.2%를 기록했다. 2019년 해당 통계가 발표된 이후 반기 기준에서 40대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30대(32.5%)에 육박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는 30대가 주도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30대 29.8%, 40대 29.2%로 30대가 40대를 앞섰고, 2021년 하반기에는 30대가 36.4%, 40대가 26.6%로 두 연령대의 격차가 10%포인트(p) 가까이 벌어졌다.

그러나 작년 상반기 30대 32.9%, 40대 28.0%를 보이더니 하반기엔 30대 33.3%, 29.2% 등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는 30대와 40대의 차이가 1.3%p까지 좁혀졌다.

40대 비중은 올해 1분기에 30.4%로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긴 뒤 2분기에는 31.6%로 비중이 더 확대됐다. 50대의 매수 비중도 올해 상반기 기준 18.6%로, 2020년 상반기(18.7%) 이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40대의 매수 비중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은 최근 주택 시장에 전반적으로 매수층이 확대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4년 전 집값 급등에 놀란 30대 '영끌족'들이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사이 관망하던 40대 이상 세대가 최근 집값 상승세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락으로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7월 시행 예정이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9월 1일로 연기됨에 따라 대출이 축소되기 전에 집을 사려는 매수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0대의 약진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3월과 4월(4280건, 4438건) 두 달 연속 4000건을 넘은 뒤 5월에는 5048건으로 5000건을 넘었고, 6월에는 7423건으로 늘었다. 6월 거래량은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다. 7월 계약도 신고기한이 한 달 가까이 남았지만 현재까지 5340건이 신고돼 6월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수 비중은 30대가 26.4%, 40대가 25.9%를 기록하며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전 분기보다 30대(26.4%)와 40대(25.7%)의 격차는 감소했다. 50대의 매수 비중도 작년 하반기 21.6%에서 올해 상반기 21.7%로 비중이 소폭 확대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마포, 용산, 성동구 등 지역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일정한 자금력을 갖춘 40대 이상의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라며 "공급부족, 전셋값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거래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