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친화산업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실버경제의 영향력에 비해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이 뒤처져 있다. 돌봄인력 부족과 의료비용 증가 문제도 풀지 못한 난제로 남아있다.
미국·영국·일본·중국 등은 우리와 유사하게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지만 노인의 경제력 확대를 첨단기술 중심의 고령친화산업 발전으로 연결하고 있다. 또 돌봄인력 부족과 의료비용 증가를 해소하기 위해 고령친화산업을 에이지테크 중심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2020년에 발표된 제4차(2021~2025)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고령친화산업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고령친화산업 육성사업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50세 이상의 소비지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데다 이러한 소비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효과가 30%에 이른다. 하지만 실버경제의 위상에 비해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은 뒤처진 실정이다.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고령친화산업의 시장 규모는 72조3000억원이며 GDP 대비 비중은 3.3%이다. 여기에서 고령친화산업 개념에 부합하는 산업들을 집중해 보면 한국의 고령친화산업 규모는 GDP 대비 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실버경제가 확대되는 동시에 돌봄인력은 부족하고 의료비용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은 에이지테크 관련 중소기업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며 일본은 돌봄로봇 개발·보급 촉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사례를 살펴볼 때 우리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산업연은 강조한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고령친화산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첨단기술(에이지테크) 중심의 고령친화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버경제와 고령친화산업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의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을 주요 수요자로 하는' 산업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범위와 대상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고령친화산업을 실질적인 정부 산업정책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산업연은 지적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첨단로봇 기술개발 사업에 돌봄로봇이 포함되는 등 에이지테그 관련 지원사업이 부분적으로 이뤄지는 형태다. 하지만 고령친화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없기 때문에 해당 사업이 어떤 부처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할 길이 없다.
김숙경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과 중국처럼 고령친화산업과 관련되는 부처가 함께 협력해 첨단기술 중심의 고령친화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 계획을 마련・시행함으로써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동시에 고령친화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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