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잔액에 6개월 만에 5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증권사에서만 가입 가능한 중개형 IS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중개형 ISA 투자 규모는 상반기 말 기준 14조4295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는 448만5929명이었다.
ISA는 운용 방식에 따라 신탁형·일임형·투자중개형으로 구분된다. 중개형 ISA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가입자는 셋 중 한 가지 형태로만 가입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 가능한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취급한다.
중개형 ISA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6월까지 5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는 80%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형은 10.52% 증가했고 일임형은 27.35% 감소했다.
ISA는 이자와 배당소득, 국내 상장주식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저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세제형 계좌다. 올 초 정부의 ISA 세제 혜택 확대 추진 계획이 알려지면서 가입자 수와 투자 금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
신탁형·일임형과 비교해 투자중개형 가입자 수 역시 증가 속도가 크게 차이 났다. 신탁형과 일임형은 상반기 각각 5만3458명, 3131명 줄었지만 중개형은 59만6522명 늘었다.
중개형 ISA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를 붙잡기 위한 마케팅도 뜨겁다. 특히 2021년 2월 중개형 ISA 출시 후 곧바로 계좌를 만들었던 가입자들은 의무가입 기간인 3년이 끝나 새 중개형 ISA로 옮기는 게 좋을지 혜택을 저울질하고 있어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23일부터 중개형 ISA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12개 종목 중 1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키움증권 중개형 ISA 가입자를 대상으로 만기 3개월 세전 연 5%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도 판매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중개형 ISA를 최초 개설하고 10만원 이상 입금한 모든 고객에게 투자지원금 1만원을 증정하고 자산운용사와 제휴해 ETF 매매 이벤트도 진행한다. 기존 '주식 모으기' 서비스도 중개형 ISA에서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30일까지 타사 중개형 ISA 계좌에서 갈아타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최대 20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 등을 지급한다. KB증권은 중개형 ISA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KB증권 중개형 ISA 전용 세전 연 5% 특판RP(180일물)'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절세 혜택이 부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ISA 전용 특판 상품도 완판되는 등 증권사 마케팅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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