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개국 국방·외교 장차관급 인사들이 국제 안보 환경을 평가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에 운집했다. 이른바 ‘군사외교 슈퍼위크’ 기간 각국 정부 대표가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역내 안보 협력 증진을 논의한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9일과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공동 개최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REAIM은 반관반민인 1.5트랙 국제 다자 회의체다. AI의 군사적 이용이 국제 평화‧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제고와 관련 국제 규범 형성 과정에 기여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번 REAIM에는 네덜란드‧싱가포르‧케냐‧영국이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루벤 브레켈만스 네덜란드 국방장관,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 로셀린다 소이판 투야 케냐 국방장관 등 34개국 외교·국방 장차관급 인사가 자리했다.
양일간 3개 세션으로 진행되는 본회의에선 군·정부 인사와 기업 관계자, 전문가 등이 ‘AI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군사 분야 AI의 책임 있는 이용 이행 방안’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한다.
또 각국 정부 대표가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에선 군사 분야 AI 관련 △기본 원칙과 우선순위 △우려 사항 및 과제 △국제 협력 전망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폐회식에선 군사 분야 AI 규범 마련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블루프린트 포 액션(Blueprint for Action)'이 결과 문서로 채택될 예정이다.
조태열 장관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AI의 군사적 이용이 군사 혁신을 주도하는 동시에 다양한 도전을 불러올 수 있다”며 “국제 평화 및 안보, 인간의 존엄성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AI 이용을 위한 규범과 글로벌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장관 역시 “AI가 군사 분야에 적용되면서 군의 작전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하고 있지만, 오남용에 의한 피해도 초래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AI의 군사적 이용에 관한 철저한 기준과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본회의 1세션 패널로 참석한 사이드 알다헤리 두바이대 미래학연구소장은 “AI가 윤리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실제적 이행이 중요하다”며 “기술은 빨리 발전하는데 규제 능력은 제한되고 있다. 국가들이 협력을 강화해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10일 같은 장소에서는 한국과 캐나다 국방장관이 공동 주관하는 ‘제2차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가 열린다. 네덜란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18개국 장차관과 대표들이 참석해 한반도 및 국제안보 환경을 평가하고, 한·유엔사·유엔사회원국 간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2024 서울안보대화(SDD·Seoul Defense Dialogue)'가 11일과 12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서울안보대화는 한반도 평화와 역내 안보 협력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국방부 주관으로 개최하는 고위급 다자 회의체다. 올해는 캐나다, 르완다, 말레이시아, 몽골, 아랍에미리트, 카메룬, 파푸아뉴기니, 핀란드 등 8개국 장관급 인사와 롭 바우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위원장 등 총 68개 국가와 국제기구에서 9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전체 주제는 ‘글로벌 안보 도전과 국제협력 모색’이다. 첫날 오전에 열리는 본회의 1에서는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사회를 맡고 김 장관과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이 패널로 참석해 아시아와 그 외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립과 분쟁 가능성을 진단하고, 무력 분쟁 가능성 감소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안보대회’는 2012년 차관급 회의로 출범했지만 지난해부터 초청 대상을 장관급으로 격상했다”며 “동북아 지역을 대표하는 장관급 다자 안보 포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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