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도 지속돼 증시 활력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203억원으로 지난 1월을 제외하고 가장 적다. 올해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을 제외하고 11조원을 꾸준히 웃돌았다. 특히 전날인 9일 하루 거래대금은 7조4543억원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거래대금이 줄고 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4607억원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초 거래가 활발했던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꾸준히 8조원대 이상을 기록하다 지난 7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주변 자금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일 기준 51조4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50조원 중후반대를 유지하던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 51조원대로 내려오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달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이달에도 증시가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달 7거래일 중 지난 2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5.64%, 코스닥은 8.01% 떨어졌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불안감으로 남아 있고, 추석 연휴 직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초부터 시장 동력으로 작동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주 랠리가 한풀 꺾인 점도 투자자 관심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밸류업' '저평가' 같은 단어만 스쳐도 주가가 올랐지만 최근에는 그런 상황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율도 낮다.
외국인 수급마저 약화되고 있어 투자자 관심을 불러올 동력도 부족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도는 최근 40거래일 중 누적 6조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속도는 지난해 초 이후 가장 빠른데, 외국인 순매도와 코스피 하락의 상관성을 보면 1조원 순매도당 -1.4%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거래대금이 어느 정도 하락한 뒤에는 증시가 반등한다면서 수급 주체에 따라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강한 하락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 단기 반등이 나타날 때가 많았다"며 "거래량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외국인, 기관 등 주요 주체들이 매수를 지속하거나 매수를 시작한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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