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이 최근 개최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가 "가장 적대적인 대결기도를 노골화"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미국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에 반발한 데 이어 이틀째 미국을 향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공개한 담화에서 쿼드를 "미국의 일극 지배 전략 실현에 복무하는 정치 외교적 도구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리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이 이른바 기후 변화, 식량 안전, 보건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같은 수사적 표현으로 쿼드의 대결적 본색을 가려보려고 시도했지만, 쿼드의 존재 명분과 기본 주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 수립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권 국가들의 합법적 권리 행사를 위협으로 묘사하면서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쿼드를 사실상의 국제적인 해상경찰 기구로 만들어버린 것은 상기 실체가 철두철미 워싱톤(워싱턴)의 인디아태평양(인도·태평양) 전략의 부속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고 강변했다.
아울러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그 어떤 적대 행위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 질서 수립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전날 김여정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버몬트함 입항을 두고 "미국은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핵전략 자산을 총투사하고 있다"며 "핵능력을 한계 없이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앞서 쿼드 4개국 정상은 지난 2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월밍턴 선언을 채택했다. 해당 선언에는 북한의 핵무기 추구와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