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풍 "오죽했으면" VS 고려아연 "재무 의혹 해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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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4-09-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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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 "최윤범 회장, 영풍 죽이기 나서고 있어"

  • 고려아연 "영풍, 적대적 M&A 기자회견 할 때 아냐"

  • 美 SAFE, 'MBK-중국' 강력한 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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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조치로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주장한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의 재무 상태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발언하는 강성두 영풍 사장 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강성두 영풍 사장 [사진=연합뉴스]
 
강성두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가 결정적 계기"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개매수의 결정적 계기가 고려아연이 지난 4월 영풍의 아연 생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으로,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행동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가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며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오죽했으면'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올해 4월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계약은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생산된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시설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그는 "이 계약을 끊겠다는 것은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라며 고려아연 측의 행동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측이 서린상사 이사회를 독점 장악하고, 영풍과의 원료 공동 구매를 중단한 것도 '영풍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와의 제휴는 고려아연을 흔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회사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윤범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고려아연의 지분이 희석되고, 부채가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석포제련소 60일 문 닫을 위기에...'묻지마 빚투' 설명해야"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1조5000억원대에 달하는 단기 차입금의 이자와 원금 반환에 대해 소명할 것을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 경영진은 지금 적대적 M&A에 대해 허심탄회한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M&A를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적법 절차를 무시하며 더 큰 위기를 자초해 혼란에 빠진 주식회사 영풍 주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아울러 비상근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밀실 야합으로 결정한 이번 계약에 대해 소상한 해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풍 개인 지분을 단 0.68%(공시기준) 갖고 있으면서 법적 권한도 없는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영풍 이사회의 밀실 야합 계약의 배임 의혹부터 밝히라고 압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독자적인 의결권을 포기하고 MBK와 공동으로 행사해야 하는 의무를 스스로 부담했다"며 "MBK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부여했다는 점,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넘김으로써 MBK에 유리한 콜옵션을 부여했다는 점, 추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고려아연에 대한 지분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은 영풍에 불리한 요소"라고 꼬집었다.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MBK파트너스의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hostile takeover attempt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끼칠 악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캡처SAFE 링크드인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MBK파트너스의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hostile takeover attempt)'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끼칠 악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SAFE 링크드인 캡처]
美 에너지안보 싱크탱크 "MBK,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적대적"

한편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MBK파트너스의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hostile takeover attempt)'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끼칠 악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SAFE는 최근 링크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인 MBK가 세계 최대의 아연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며 "MBK와 중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경종을 울리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SAFE는 MBK의 이번 적대적 M&A(인수합병)가 현재 중국 제련소들이 직면한 공급 재고 부족으로 인해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본다. 고려아연은 아연뿐 아니라 니켈제련 기술 또한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 생산에 필요한 기타 핵심광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따라서 이번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중국이 아연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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