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전북 전주병)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뤄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정권 들어 역대 최대 사정기관이 방통위에 파견됐다"며 "1980년대 신군부, 안기부가 MBC에 기관원을 파견해 상주시키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방통위에 파견된 감사원 감사관과 검찰 수사관, 경찰관, 국세청 조사관 등 18인은 7일 과방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의원의 질의에 답변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김효재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리와 조성은 사무처장을 임명했다. 방통위는 이후 과장 1명과 사무관 1명, 주무관 2명, 파견 8명을 추가로 받았다. 지금까지 방통위 감시담당 인원이 서기관 1명, 사무관 1명, 주무관 2명 등 총 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증원한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방통위에 '감사담당관실'이 신설되면서 이와 같은 인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 방통위는 방통위 운영지원과(감사팀)에 '감사팀 인력 충원 방안 검토'를 이유로 감사원 4급 2명과 5급 이하 2명, 경찰청 경정 1명과 경감 1명, 검찰청 5급 이하 2명, 국세청 5급 이하 1명 직원을 파견 요청했다.
방통위는 파견 인력을 중심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시청자미디어재단 등의 사무를 검사하고 감독했다.
이는 정연주 방심위원장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의 해촉 추진 사유가 됐다. 이백만 코바코 사장도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 의원은 "윤석열 방통위 감시담당관실이 '역대 최대 사정기관을 방통위에 진주시켰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이른바 '보은 인사' 의혹도 제기했다. 2022년 윤 정부가 들어서고 방통위 법률지원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검찰청에서 파견된 검사는 모두 3명이다.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검사 1명은 부장검사에서 차장대우, 또 다른 1명은 부부장검사에서 부장검사로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재 근무 중이다.
정 의원은 "방통위에 진주한 사정기관의 설계자는 윤 대통령과 조 사무처장"이라며 과거 신군부가 MBC에 기관원을 파견해 상주시키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어 "방통위 감사담당관실의 이러한 비정상적인 실태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한 지경"이라며 "다가오는 예산정국에서 운영비 일체를 삭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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