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24년 수감생활 무기수 김신혜, 재심서 '무죄'

존속살해 혐의로 2000년 구속 기소···24년만 무죄 선고

친부 살해 혐의로 23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47)씨가 지난 2023년 5월 24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리는 재심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면제를 탄 양주를 아버지에게 먹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씨(47)가 6일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지원장 박현수)는 이날 진행된 김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에서 수면제 약 30알을 양주와 섞은 다음 아버지 A씨를 살해하고 같은 날 전남 완도군 정도리의 한 버스정류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한 A씨를 죽이기 위해 수면제를 양주에 타 먹였다는 것을 자백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에서 자백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고 1심에서 선고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김씨는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자 재심을 신청했고 지난 2015년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 △자수 경위 △수면제 등 증거 △알리바이 △경찰의 강압 수사 △영장 없는 압수수색 등의 쟁점에서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번 재판은 1심에 대한 재심으로 검찰이 불복해 항소한다면 2심이 이어질 수 있다.

공판이 끝나고 김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무죄 판결은 가족의 명예와 삶이 회복되는 계기"라며 "24년간 무죄를 주장한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불출석한 김씨는 무죄 선고를 받은 만큼 수감 생활을 끝내고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