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민감한 역사적 내용으로 베트남에서는 상영 보이콧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작년 12월 26일 출시 직후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민감한 대사로 인해 베트남 내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나타났다. 특히 5회에서 강대호 역(강하늘)이 아버지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곧바로 다른 인물도 그의 업적을 자랑스러워하며 감탄을 표했다. 이러한 부분이 영화가 베트남 국민의 역사와 감정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베트남 관객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베트남 관객들의 반응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댓글뿐만 아니라 영화 보이콧 요구까지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베트남전 이야기를 신중한 조사 없이 영화에 넣는 것은 무감각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시청자들은 캐릭터 이름 대호를 1966년 빈딘 고다이 학살 등 1964~1973년 한국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연관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베트남 내 상황에 대해 베트남 영화국 도꾸옥비엣(Do Quoc Viet) 부국장은 “관련 내용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규정에 따라 확인하고 평가한 뒤 공식적인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영화 내용이 영화법에 위배된다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넷플릭스가 베트남 전쟁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영화 '작은 아씨들'을 베트남에서 상영 철회해야 했던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해당 영화가 한국군을 영웅으로 칭송하고, 그들이 전쟁에서 이룩한 업적에 대해 근거 없는 수치를 제시하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번 오징어 게임2 내용은 베트남 민족의 명예와 역사를 침해한 것으로 베트남은 판단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2는 잔혹한 게임의 배후 조직을 폭로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성기훈 역(이정재)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어두운 설정과 드라마틱한 도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2는 엇갈린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캐릭터의 깊이감이 부족하고 주연 배우, 특히 이정재의 연기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영화는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2는 2025년 골든글로브 최우수 TV 시리즈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여전히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전에 시즌1은 넷플릭스에서 220만 시간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베트남 관객들의 반응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전쟁 관련 요소를 포함시킬 때 역사와 문화적 감수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제작자는 특히 해외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를 제작할 때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베트남 매체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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