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 가격 4년래 최저…국제 수요 감소 및 공급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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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호찌민(베트남) 통신원
입력 2025-01-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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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백미 수출 금지' 해제로 생산량 더욱 증가

베트남 롱안성 즈엉부Duong Vu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롱안성 즈엉부(Duong Vu)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쌀 [사진=베트남통신사]


전세계적으로 쌀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국가간 공급 경쟁은 심해지면서 베트남 쌀 가격이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가 베트남식품협회(VF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베트남의 5% 쇄미(싸라기) 가격은 현재 톤당 434달러(약 64만원)에 불과해 태국(479달러), 인도(440달러), 파키스탄(448달러) 등 주요 경쟁국보다 상당히 낮다. 이는 세계 주요 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생산지 쌀 가격 역시 크게 하락했다. 현재 일반 쌀의 생산지 가격은 1kg당 약 330원에 불과해 2024년 말 대비 약 15원 가까이 하락했다. 창고 가격도 약 200원 이상 하락해 1kg당 약 430원에 그쳤다. 베트남 껀터(Can Tho)시의 호앙(Hoang) 씨와 같은 여러 농민들은 높은 투입 비용으로 인해 다가올 겨울과 봄 수확기 동안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 손실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쌀 가격 하락으로 농민들뿐만 아니라 쌀 수출 기업들 역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안장(An Giang)성 내 한 회사 대표는 이미 체결된 계약은 완료했지만 가격 변동과 고가로 매수할 경우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로 새로운 구매 계획은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 쌀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신중한 태도를 반영한다.


수출 쌀 가격이 하락한 주요 이유는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주요 쌀 소비 시장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2024년에 수입을 급격히 늘려 단기 재고를 확보하고 현재 구매 수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동시에 인도가 대량 공급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쌀 수출 시장에 복귀하면서 경쟁 압박이 더욱 커졌다.

더불어 국제적인 요인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농무부(USDA)의 예측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쌀 생산량은 5억3000만 톤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전 추정치보다 310만 톤이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는 인도가 바스마티가 아닌 백미 수출 금지를 해제한 영향이 크다. 인도는 2025년에 2100만~2200만 톤을 수출할 전망인데, 이는 2024년보다 500만 톤이 증가한 수준이다.

인도 외에 이집트, 가이아나, 일본, 베네수엘라 등도 쌀 생산을 늘리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공급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은 예외로,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필리핀의 개인 고객은 여전히 ​​저렴한 인도산 쌀을 선호하고 있어 베트남 쌀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베트남 쌀 수출업체들은 고품질 쌀을 포함한 쌀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베트남 쌀 산업이 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시장을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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