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살얼음판 걷는 환율…외환당국 변동성 관리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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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5-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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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국 불안·글로벌 강달러에 1500원 위협하는 환율

  • 트럼프 관세 때리기 본격화 시 추가 상승 불가피

  • 환율 1470원 지속되면 1%대 물가 관리에도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자의 백악관 재입성을 두고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당장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트럼프 충격파'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때리기'가 본격화하면 현재 14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하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외환당국의 환율 변동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의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1.6원 오른 1458.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300원 중후반대에 머무르던 환율은 11월 트럼프 당선자의 재선 소식 이후 1400원 부근에서 등락했다.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는 줄곧 1400원 중후반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중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1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근저에는 비상계엄·탄핵 등 국내 정국 불안과 글로벌 강달러 요인이 섞여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탄핵 정국 등 정치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취임 직후 관세 장벽 높이기에 속도를 낸다면 환율 추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환율이 트럼프 리스크를 곧바로 반영해 단기적으로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취임 이후 쏟아지는 관세 정책들로 무역량이 축소돼 우리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며 "지금 환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1500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도 경계할 대목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보편관세 정책은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약(弱)달러 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모순적인 정책 조합 탓에 달러화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7일 "다음 주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다"며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를 강조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1%대로 내려온 물가 관리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 높은 2.05%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만큼 물가 상승률 2%대 재진입도 불가피해졌다.

기업의 영업이익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한다. 중소기업벤처연구원은 환율이 1% 오르면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달러 강세,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원화를 포함한 주요 이머징(신흥국) 통화 불안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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