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 닫은 기업 1940개…올해도 '역대 최대' 경신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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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5-0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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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하루 5.3개꼴로 우리 기업 문 닫아

  • 4월 고점 찍고 둔화했지만…11월 들어 반등

  • 개인회생 신청도 사상 최대치…12만9498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000곳에 달하는 우리 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여파로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정국 불안이 더해지면서다. 이런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해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20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94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하루 5.3개꼴로 우리 기업이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2023년 연간 신청 건수(1657건)보다는 283건(17%) 늘고, 2022년(1004건)보다는 2배가량 증가했다.

법인파산 신청은 △2019년 931건 △2020년 1069건 △2021년 955건 △2022년 1004건으로 매년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다만 2023년 1657건으로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4월(196건)을 고점으로 △5월 175건 △6월 177건 △7월 166건 △8월 146건 등 증가 추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되기 시작한 11월(162건) 다시 반등했다. 12월에는 4월과 비슷한 수준인 195건을 기록했다.

연체율의 후행지표로 불리는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지난해 연간 12만9498건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23년 전체건수(12만1017건)를 뛰어넘었다. 단순 계산했을 때 한 달에 약 1만명이 넘는 사람이 회생 신청을 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법인파산·개인회생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된 3고 장기화로 내수 침체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연말에는 비상계엄·탄핵 정국과 항공기 참사 여파로 경제심리가 얼어붙었고 환율은 1년 새 15%가량(연말 종가 기준) 폭락하며 15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취약 중소기업·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39로 지난 2022년 4분기(3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약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9월 말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은 1.70%로 2015년 3월 말(2.05%)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1400원 중·후반대에서 머물고 있는 고환율 영향으로 향후 물가가 상승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정국 불안으로 내수 침체 회복이 더딜 경우 올해에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산한다는 건 현재도 힘들지만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는 것"이라며 "전망이 개선되려면 경기 자체가 좋아지거나 정부 지원 등 해결책이 필요한데 지금은 경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매출채권 등 정책자금을 이용해 신용경색 국면에 있는 법인을 지원한다면 흑자 도산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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