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트럼프 1기서 날아오른 베트남 비엣젯항공, 2기서도 비상하나

2007년 설립 이래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국내외 승객 요구 충족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저 마러라고를 찾은 비엣젯항공 대표단. [사진=베트남통신사]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얼마 전 베트남 대표 저가항공사인 비엣젯항공의 응우옌티프엉타오 회장이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사저 마러라고에서 트럼프와 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모습은 엄청난 화제가 됐다. 타오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에 640억 달러(약 92조원) 투자를 발표하며 취임을 앞둔 트럼프에게 선물을 안겼다.

또한 타오 회장은 마러라고에서 열린 미국과 베트남 우호 증진 행사 ‘프렌즈 오브 베트남 서밋’에서 보잉, 하니웰, 스페이스X 등과 같은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났다. 이는 비엣젯항공의 세계 진출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트럼프 2기에서 베트남과 미국 간 경제 관계 증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트남 관광의 상징이 되고 있는 비엣젯항공 [사진=베트남통신사]

 

비엣젯의 성장 전략

비엣젯항공의 성공을 이끈 요인 중 하나는 주요 글로벌 항공기 회사와의 글로벌 협력 전략이다. 2016년 보잉 항공기 100대를 구매하며 보잉과 파트너십을 시작한 비엣젯은 2017년 트럼프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그의 권고에 따라 보잉 항공기 100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비엣젯은 2019년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공식 방문했을 당시 이 계약을 발표하며 트럼프에게 선물을 안겼다.

비엣젯은 이를 계기로 항공기 엔진 공급업체 CFM 인터내셔널, 우주항공 산업 기술을 보유한 하니웰 등 첨단 글로벌 항공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나아가 비엣젯은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분야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협력하여 항공편에 위성 인터넷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큰 혁신이다. 이 서비스는 원활한 연결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비엣젯이 국제 시장에서 탁월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빅데이터 관리 솔루션,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비엣젯항공은 녹색 전환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2024년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비엣젯은 에어버스와 1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에어버스 A330neo 광동체 항공기 20대를 구매했다. 이 항공기는 연료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비엣젯의 탄소 중립 목표에 맞춰 배출량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 외에 롤스로이스와 허니웰과 지속가능항공유(SAF) 연구를 협력하는 것 역시 비엣젯의 지속 가능한 개발 전략 추진 의지를 보여준다. 
 

2024년 10월 7일, 또럼 베트남 주석(뒷줄 왼쪽)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뒷줄 오른쪽)이 비엣젯항공과 CFM 인터내셔널의 서명식에 참관하는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공고해진 입지 

비엣젯은 이와 같은 확장 전략에 힘입어 지난 수년간 베트남 선두 민간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비엣젯은 2024년 말 기준 미국, 일본, 한국, 유럽 등 주요 목적지를 연결하는 112개 국제 노선을 포함해 총 155개 노선의 항공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비엣젯 항공이 저비용 항공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의 무역 및 관광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화물 운송의 성공 또한 중요한 요소다. 비엣젯항공의 2024년 첫 9개월 화물운송량은 약 8만9000톤에 달해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이는 현대적 인프라와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 

비엣젯은 직원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비엣젯항공아카데미는 2024년에 9만7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6300개 이상의 과정을 제공했다. 이는 고품질 인적자원에 투자하고, 항공산업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하려는 노력의 증거로,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비엣젯은 아시아에서 권위있는 인사 부문 상인 HR아시아어워드에서 '2024 아시아 최고 직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엣젯항공은 장기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항공기 개발부터 고객 경험 개선까지 포괄적인 전략을 통해 글로벌 항공 상징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딘비엣프엉 비엣젯항공 사장은 "국제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동시에 승객에게 뛰어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획에 따르면 보잉은 2025년 비엣젯에 737맥스 14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사진=베트남통신사]

 

트럼프 2기 기대 

현재 비엣젯항공은 광범위한 항공 네트워크를 토대로 베트남과 세계를 잇는 문화적, 경제적 가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에 한국 운항 10주년을 맞은 비엣젯은 지금까지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1000만명이 넘는 승객을 수송했으며, 이를 통해 문화 교류와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다. 2024년 10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대구~냐짱(나트랑) 노선을 비롯해 여러 신규 노선은 관광 수요뿐만 아니라 한국-베트남 간 무역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프엉 비엣젯 사장은 "국제적인 재정 자원은 비엣젯이 새롭고 현대적인 항공기로 관광객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하며 경제적인 항공편을 계속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매력적인 글로벌 목적지들을 연결해 관광 진흥과 경제 발전, 더 나아가 국가 간 문화 교류까지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비엣젯은 세계 각국과 관광을 넘어 항공 부문에서도 협력을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비엣젯은 라오스의 항공기 정비 협력 및 베트남의 기술 센터 개발 등 파트너 국가의 항공 인프라에 투자해 왔다. 이처럼 전략적 비전과 리더십을 갖춘 비엣젯은 경제적 교량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항공 산업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국제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맷은 '비엣젯의 비상' 제하의 기사를 통해 비엣젯이 탄탄한 재무 상태를 기반으로 팬데믹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난 것을 조명하며, 국영 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베트남 경제에서 민간 항공사인 비엣젯의 성공은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트럼프 1기 당시 보잉 등 글로벌 주요 항공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비엣젯이 이미 트럼프 2기를 맞을 준비를 마친 가운데, 무역 측면에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와 베트남을 연결하는 주요 가교로서 다시 한번 비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