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항소심 선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설 연휴 내부경영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예년과 달리 올해 설 연휴에는 해외 출장길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연휴를 보낸다. 오는 2월 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대외 활동보다는 국내에 머물며 내부 점검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올 설 연휴에 별다른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이 회장은 통상 설과 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해외 출장을 나섰다.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하거나 현지 사업장에 들러 사업을 점검하며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설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찾았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 삼성전자 R&D센터, 이집트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올해는 내달 3일 ‘회계부정·부당합병’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외적으로 모습을 비치지 않고 있다. 2심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국내에 머물면서 사업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의 내부 조직과 경영 전반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2심 선고 이후 현장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다음 달 3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신이 최대 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한 방향으로 삼성물산과 합병하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 앞선 1심에서 이 회장은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2심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은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항소심 재판은 저 자신과 회사를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던 귀한 시간이었다"며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며 많은 시간을 자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거나 투자자들을 속이려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며 "그럼에도 여러 오해를 받은 것은 저의 부족함과 불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