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아이폰 판매는 감소했다.
애플은 작년 4분기 1243억 달러(179조6756억원)의 매출과 2.40달러(3469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분석가들의 평균 전망치 매출 1241억2000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2.35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애플의 총 마진은 46.9%로, 지난해 1분기 46.6%를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4% 늘어났다.
다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691억4000만 달러로, 1년 전(697억 달러)보다 줄었고 예상치(710억30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보다 13% 증가하며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서비스 매출은 263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 260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맥과 아이패드 매출은 호조를 보였으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와 애플 워치 등의 매출은 다소 부진했다.
아이폰 매출 감소는 중국 시장 부진 탓이다. 이 기간 아이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한 185억1000 달러를 기록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화웨이의 입지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이미 신제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만, 애플은 중국 당국 규제로 중국 내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6을 출시하며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자체 AI 시스템을 탑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장에서 아이폰16이 더 잘 팔렸다"면서 "애플 애플리전스를 중국 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했다. 다만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또한 중국 등 해외 제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잠재적인 미국 관세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74% 하락한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1% 이상 하락했으나 콘퍼런스콜(전화회의) 이후 3% 상승세로 돌아섰다.
애플이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은 한 자릿수 초중반 사이 비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해 온 증가율 5%와 일치하지만, (분석가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을 달래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또 이번 분기 총 마진이 46.5%∼47.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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