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나뉜 탄핵 반대 집회…갈등 심화 양상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체포·구속·기소 등을 거치면서 탄핵 반대 집회 측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일 서울 도심에서는 각기 다른 탄핵 반대 시위가 네 곳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대표 신혜식씨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신남성연대 대표 배인규씨도 안국역에서 집회를 연 후 합류할 예정이다.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전국 11개 지역에서도 동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부정선거방지대’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강남역에서 각각 윤 대통령의 석방과 공소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고 따로 집회를 여는 것은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 체포와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전후해 불거진 내부 분열의 여파다. 

‘광화문파’로 불리는 전 목사 측의 기존 집회 방식이 ‘코인팔이(돈벌이)’, ‘가두리 시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여의도 집회 등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적극적 실력 행사를 하지 않고 노래와 연설만으로 집회를 진행해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된 것이다.

여의도 집회 등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신혜식 대표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여의도 집회를 망하게 만들겠다”며 반발했고, 일부 구독자들은 ‘좌파 프락치’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나타났다. 신 대표는 지난달 20일 ‘여의도파’ 유튜버들을 겨냥해 “일반 시민을 선동해 난동을 벌이게 했다. 경찰이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광화문파’에 비판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 대표가 전광훈 목사 옆에서 “대통령이 체포되면 공수처 요원들을 즉결 처형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상이 퍼지며, 그가 폭력 선동의 주범이라는 반격이 이어졌다.  

이 같은 내부 갈등은 집회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발언하려다 ‘광화문파’ 참가자들에게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전씨가 여의도 집회에서 발언했다는 이유로 배척당한 것이다. 탄핵 반대 진영 내 분열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집회 동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