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은 국가서 지원하는데, 韓은 말로만...토종 AI성장 동력 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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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5-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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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부처들이 직원들에게 미국산 AI 모델 유료 구독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정부, 공공기관, 국가 단위 프로젝트에서 국내 AI 기업들을 채택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AI 프로젝트에 자국 AI 기업을 포함시켜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흐름에서 뒤처지며 국내 AI 기업들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정부 행정업무 내 생성형 AI 모델 도입이 보안 이슈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중국 '딥시크' 등 보안 논란이 확산하며 AI 도입 논의는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챗GPT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AI를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한 정부는 ‘AI 사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정부 부처가 공공기관에 대해 AI 모델 사용을 제한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이 행정업무에 자국산 AI 모델을 적극 도입하며 우리 정부 역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국산 AI 서비스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기부 등 주요 부처가 미국산 AI 모델에 한정해 유료 구독을 지원하자 향후 정부 행정업무 AI 플랫폼 구축에 오픈AI 등 미국 기업의 AI 모델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국가 AI 연구거점’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등 국가 단위 AI 프로젝트도 국내 AI 기업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연구·협력 단계인 정부 발주 프로젝트로 실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AI 기업은 찾아 보기 어렵다. 
 
AI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확인된 정부 AI 도입 사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특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 정도뿐이다. 또한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행정업무 AI 인프라 구축에서도 대부분 챗GPT 기반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국방·정부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자국 AI 모델을 적극 활용하며 AI 산업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 AI 솔루션을 구축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국방 AI 관련 예산으로 총 32억11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입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오픈AI,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력해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IBM도 연방 기관에 AI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5000억 달러(약 710조원) 규모에 이르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오픈AI, 오라클 등 미국 AI 기업 중심으로 AI 산업 육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역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행정업무에 딥시크 AI 모델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 룽강구는 딥시크 R1을 정부 엑스트라넷에 배포해 업무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쑤저우시는 공공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딥시크 R1과 V3 모델을 배포해 행정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딥시크를 활용해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등 AI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화웨이·알리바바·텐센트 등과 협력해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국 정부 차원의 AI 산업 육성 투자도 차이를 보인다. 미국 정부의 2024년 AI 예산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예산 44조원 규모를 AI 산업에 투입한다. 한국은 올해 AI 예산으로 1조원 규모를 발표했다. 이마저도 국내 AI 기업 매출로 직접 연결되는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챗GPT나 퍼플렉시티 등 미국산 AI 모델의 성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국산 AI 모델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며 “국가 AI 관련 관급 사업 자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이 미국산 AI 모델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AI 기업의 쇠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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