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13일 일본 오사카 서부 인공성 유메시마에서 막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과 흥행 부진 등에 대한 우려 속에서 시작된 6개월 간의 대장정이다.
이날부터 10월 13일까지 이어지는 오사카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이다. 160개가 넘는 국가·지역, 국제기관 참가자가 전시와 행사를 반복해 열면서 분단된 세계를 연결하고 더 나은 미래로 가는 힌트를 발견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적 규모로 열리는 대표 이벤트로 꼽히는데, 오사카는 1970년에 이어 55년만에 엑스포를 개최하게 됐다. 또 일본으로서는 2005년 아이치 엑스포 이후 20년만에 여는 엑스포다.
오사카 엑스포 참가국과 일본 기업들은 전시관 84개를 지었는데, 이 중 해외관은 42개다. 해외관 중에서는 2000년 남극에서 발견한 화성 운석을 첫 공개하는 일본관, 달에서 채취한 돌과 토양을 각각 선보이는 미국관과 중국관 등 우주를 테마로 한 진귀한 볼거리 등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한국관에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미디어 아트, 한국 전통 이미지, K팝 아티스트 영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풍부한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지만 엑스포 자체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도가 예전만큼 높지 않아 일본 내에선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에 돌입한 직후 열리는 만큼 경기 침체 등을 우려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애를 먹는 상황이다.
일본국제박람협회는 오사카 엑스포의 예상 관람색 수를 2820만명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11일까지 팔린 입장권은 목표의 67%인 934만 장에 불과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엑스포의 총 운영비는 1160억엔(약 1조 2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80% 이상을 입장권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어서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해외관 중 네팔관 등 일부 전시관은 내부 공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예정대로 관람객을 맞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보도도 나오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해 엑스포 흥행을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해외관의 경우 ‘내셔널 데이’를 배정받아 특별 행사 등이 펼쳐지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날’인 7월 19일 전후에 초청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 7월 20일께 참의원(상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번 주 시작되는 미·일 간 관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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