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이르면 9월 8일 한국을 방문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회담이 실현되면 2015년 이후 약 10년 만에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회담 이후 이뤄질 9월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대북 문제를 중심으로 안보 협력의 유지·강화를 논의하고 한·일, 한·미·일 협력 틀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한국 체류 기간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국방 차관급 다자간 회의인 ‘서울 안보 대화’에 참석하는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도 검토 중이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해 말에도 방한을 위해 본격적으로 조정을 진행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비롯한 한국 내 정권 불안정으로 계획이 연기됐다.
아사히에 따르면 나카타니 방위상은 평소부터 “일본의 안보를 고려할 때 미·일, 한·일, 한·미·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해 왔으며, 이 중 특히 한·일 관계를 중시해왔다.
10년 전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도 나카타니 방위상으로,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방위청’이 ‘방위성’으로 승격한 2007년 이후 장관급인 방위상의 방한은 2011년 기타자와 도시미와 2015년 나카타니 방위상 둘뿐이다.
한편 2018년에는 한·일 초계기 갈등 문제도 불거지면서 관계가 냉각된 바 있다. 초계기 문제는 2018년 12월 20일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접근, 위협 비행한 사건이다. 당시 일본은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에서 초계기 사격을 목적으로 한 사격 통제 레이더를 송출시켰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군 당국은 사실 무근이라 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양측의 불신이 깊어지다가 지난해 6월 재발 방지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이후 같은 해 7월에는 당시 신원식 국방장관이 한국 국방장관으로서는 15년 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11월에는 나카타니 방위상이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군 강습상륙함 ‘마라도’에 승선했다. 현직 방위상으로서는 첫 한국군 함정 승선으로 기록됐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한·일 국방장관회담에 대해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아사히에 “고위급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한다면 현장 간 협력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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