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의 방중이 6년 만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해빙무드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주미 중국 대사관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연방하원의원 대표단을 만났다. 리 총리는 이번 미국 의원단 방문을 '얼음 깨기 방문'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이 관계 강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미 양국 모두 세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 대국으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는 것은 양국의 공동이익과 국제 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양국 정상이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언급하며 "양국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다음 단계의 중미 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중국은 미국과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응당 손잡고 발전하는 파트너가 되어 서로 진심으로 대하고 힘을 실어주며 성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의원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부터 하원의원의 방중이 중단되었고,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특히 하원의원이 2022년 아시아 순방의 일부로 국경이 봉쇄된 중국을 건너뛰고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은 무역 갈등, 반도체 칩에 대한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틱톡의 소유권 문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관계 개선의 계기를 모색중이라고 짚었다.
실제 앞서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개월 만에 전화통화를 하고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통화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역, 펜타닐, 우크라이나 전쟁종식, 틱톡 매각 승인 등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내용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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