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자동차]美 관세, 中 전기차 굴기에도 선방...하이브리드, SUV 시대 '활짝'

  • 국내 완성차 7개사, 1~11월 판매 402만6662대...전년비 1.6% 감소

  • 수입차 시장은 급성장...테슬라·BYD 약진 속 유럽 브랜드 부진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2025년 자동차 업계는 빛과 어둠이 공존했다.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에 수익성이 악화됐고, 내수는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라는 '이중고'를 견뎌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고부가차종인 하이브리드(H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적극 개척해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23일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대우버스, 타타대우 등 국내 완성차 7개사의 올 1~11월 판매는 내수와 수출(국내생산분)을 합쳐 402만666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규모다. 내수는 153만5232대로 3.5% 증가했고, 수출은 249만1430대로 같은기간 1.6%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미국이 올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 크다. 자동차 수출은 3월부터 역성장을 시작해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가 15%로 낮춰지기 전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의 과잉생산된 저가 전기차가 유럽, 동남아,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시작하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판매 하락의 원인이 됐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유럽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7.5%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유럽 전체 시장이 전년대비 5% 안팎으로 성장하면서 폭스바겐, BYD(중국), 상하이자동차(중국) 등의 시장 점유율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의 대응은 큰 성과를 냈다.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친환경차와 SUV를 중심으로 극복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1~3분기 친환경차(EV·HEV·PHEV·수소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33% 증가했는데, 특히 HEV가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친환경차 수출 비중이 올해 처음 20%를 돌파했으며, 지난 8월에는 친환경차 누적 15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투싼, 산타페, GV80 등 SUV가 주력인 RV의 글로벌 판매량(1~11월) 역시 102만931대로, 전년동기(97만5202대) 대비 4.7%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도 급성장한 해였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1~11월 수입차 판매량은 27만8769대로 전년동기대비 16.3% 증가했다. 12월 판매량까지 합산하면 연간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3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열렸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 강호인 유럽 브랜드를 테슬라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BMW의 올해 시장 점유율은 25.3%로 전년동기대비 2.7%포인트, 벤츠는 21.6%로 3.2%포인트 하락한 21.6%를 기록했지만 테슬라는 같은기간 11.9%에서 19.9%로 상승했다.

업계는 내년 자동차 시장 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은 미국 관세 고착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유럽의 친환경차 전환 속도 조절, 중국 전기차 가격 경쟁 등이 주요 변수다. 국내 생산 현장에서는 노란봉투법, 강성 노조 지도부의 출현 등이 우려된다. 여기에 직간접 고용효과가 2만여명에 달하는 한국GM 철수설도 악재다. 
 
성호재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내년에는 미국 수요 부진, 관세에 따른 수익성 부담, 중국의 과잉생산 등으로 자동차 산업에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가 재정 부담으로 전기차 지원책이 축소돼 국가별로 전동화 전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경쟁력이 기업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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