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양'영'화] '명나라 애도' 메시지 담은 대만판 '꽃보다 남자'?

  • 2001년 방영 대만 캠퍼스 청춘 드라마 '유성화원'

  • 다오밍쓰·F4 이름까지 끌어온 억지 해석

  • '1644년 역사관' 논란에 中당국도 경계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 포스터
2001년작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 포스터


대만판 '꽃보다 남자'인 캠퍼스 청춘물 드라마 '유성화원(원제:流星花園)’이 과거 명 나라의 멸망을 애도하는 드라마로 '둔갑'해 화제다. 

유성화원은 일본 순정만화 '꽃보다 남자'를 최초로 드라마화한 대만 인기 드라마로, 2001년 한국에서도 유행했다. 드라마에서 옌청쉬(언승욱)·우젠하오(오건호)·주샤오톈(주효천)·저우위민(주유민)이 F4 멤버 다오밍쓰·메이쭤·시먼·화쩌루이를 각각 연기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유명 블로거 류선레이레이(六神磊磊)가 유성화원을 명 나라 멸망을 애도한 드라마라고 해석해 논란이 됐다. 그의 블로그는 현재 계정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류씨는 유성화원의 남자주인공인 다오밍쓰(道明寺 옌청쉬 분)의 중국어 발음이 '명나라의 멸망을 애도한다'는 뜻의 '悼明事' 혹은 대명나라의 멸망을 뜻하는 '大明死'와 같다고 해석했다.

다오밍쓰 이외 나머지 F4 멤버의 드라마 속 이름도 명나라 멸망을 암시한다고 류씨는 해석했다. 메이쭤(美作, 우젠하오 분)는 황좌가 없다는 뜻의 '没祚'와 발음이 같아 명나라 종말을 의미하고, '화쩌레이(花澤類, 저우위민 분)'는 '華澤泪'와 발음이 같아 '중화 전통과 명나라의 은총이 사라져 눈물을 흘린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것.

또 시먼(西門, 주샤오톈 분)이란 이름에서 '西'는 평서왕 오삼계(명·청 교체기 장군)를 가리키는데, 당시 오삼계가 청나라 군대에게 성문을 내어준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주인공 싼차이(杉菜, 쉬시위안 분) 이름의 ‘杉’은 ‘山’과 발음이 같다며 이는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제가 자결한 '매산(煤山)'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열리는 F4의 합동 콘서트 투어에 시먼 역을 연기한 주샤오톈만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도 그가 명나라 황제의 성인 주(朱)씨 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명나라의 멸망과 연관 지어 해석했다.

류씨는 평소 중국 유명 무협소설가 진융의 소설 속 줄거리, 등장인물 등을 통해 사회 부조리함을 비꼬아 풍자해왔다. 그가 유성화원이란 청춘물 드라마를 명나라와 억지로 연결시켜 해석한 것은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명나라 애도 현상을 반어적으로 풍자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그럼에도 이는 '역사 허무주의'를 조장하고 사회적 대립을 선동한다는 비판을 받아 해당 글은 삭제됐다.

명나라 애도 현상은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 '1644년 역사관'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에서 시작됐다.  1644년은 한족이 세운 명(明)조가 멸망하고 만주족이 세운 청(淸)조가 중국을 지배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1644년 역사관'은 청의 지배를 외국 식민 통치로 규정해 청나라 역사를 부정하고 중국이 쇠퇴한 것을 청나라 통치 탓으로 돌리는 게 핵심이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과거 강성했던 명나라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다민족 통일 국가를 앞세우는 중국은 청 나라도 정통 왕조를 계승한 것으로 보고 민족간 대립을 경계해왔다. 중국 정부가 '1644년 역사관'을 경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이다.

중국 저장성 당선전부는 17일 “1644년 역사관이 중국 역사의 연속성을 단절시키려는 해외의 일부 분리주의 주장과 유사하다”며 정치적 의도나 비이성적 감정에 의한 역사 왜곡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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