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나마 운하 일부를 운영하고 있는 홍콩계 기업의 항구 운영 지분이 미국 측에 매각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하며 파나마에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TiL 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CK 허치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파나마 운하 발보아 항구 및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타 포트 컴퍼니에 대해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가 갖고 있는 지분 90%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파나마 항구 항만을 포함한 HPH의 지분 및 기타 자산 매각 가액은 총 228억 달러(약 33조2000억원)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전부터 미국 선박에 대한 "과도한 파나마 운하 통행 요금"을 주장하며 파나마 운하 환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특히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두고 미국과 파나마 간 갈등이 고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파나마 정부가 CK 허치슨과의 항만 운영 계약을 해지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프랭크 식스트 CK 허치슨 상무이사는 "본 거래는 순전히 상업적 목적이며, 최근 파나마 항구에 관한 정치적 뉴스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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