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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연 칼럼] '수면 투자'가 최상의 건강 경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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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연 차의과대학교 통합의학 박사
입력 2025-03-1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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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구연 차의과대학교 통합의학 박사

이구연 차의과대학교 통합의학 박사
[이구연 차의과대학교 통합의학 박사]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 정의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포함하지만, 수면 건강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부족하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인체를 조율하고 회복시키는 필수적인 생리적 과정이다. 그러나 현재 공중보건 정책에서 수면 건강의 중요성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 건강을 이야기할 때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관리는 강조되지만, 수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여전히 미흡하다.
세계적 수면학자 ‘리베카 로빈슨’은 수면을 공중보건 교육의 한 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면문제는 주로 의료적 수면장애로 규정되어 왔으나, 이제는 수면 교육과 투자로 경제적 건강을 연구하고 복지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기존의 건강 교육이 의식적인 활동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무의식적인 수면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수면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19세기 초에 시작되었으며, 수면과 체온의 상관성이 밝혀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수면문제는 더욱 복합적이고 다양해졌다. 생체리듬의 변화, 생활습관,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에 따라 수면부족과 수면방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면 부족이 초래하는 경제적 손실, 수면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직결된다. 랜드(RAND)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해 연간 약 6800억 달러(약 90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4110억 달러(약 550조 원), 일본은 1380억 달러(약 185조 원), 독일은 600억 달러(약 80조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여기에 난임과 암 발생으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면 그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진다. 이는 수면 부족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면부족(Sleep Deprivation), 수면방해(Sleep Disruption), 수면장애(Sleep Disorders)로 구분하여 접근해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체리듬을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수면부채(Sleep Debt)를 지는 상태를 의미하며, 학업, 직무, 야간 근무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수면 방해는 환경적, 심리적, 생리적 요인으로 인해 숙면이 깨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수면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수면의 질(Quality of Sleep)이 낮다면 몸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수면장애는 신체기능에 병리적 영향을 미치는 상태로, 치료가 필요한 단계다.
수면과 꿈, 그리고 생체리듬. 수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꿈이다. 꿈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뇌를 자극하여 아침 기상 시 균형을 잡아 실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꿈은 자연이 설계한 정교한 시스템으로, 성경에서도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니 새날이다”라고 언급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수면은 생체리듬과 직결된다. 필자는 의학을 몸학(Body Science)으로 정의하고, 이를 수면, 호흡, 자세, 보행, 발성 등의 융합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마치 피아노와 같다. 피아노는 7개의 온음(흰 건반)과 5개의 반음(검은 건반)으로 구성되며, 이는 낮과 밤의 비율과 유사하다. 피아노가 조율이 잘되어야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듯, 수면리듬이 조화로워야 신체와 정신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불규칙한 수면리듬은 신체와 정신에 혼란을 야기하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면 체온과 건강, 수면과 체온은 건강의 핵심 요소다. 수면 중에는 자율신경 조절로 인해 체온이 내려가며, 기초대사가 약 10% 저하된다. 이에 따라 손과 발로 중심(코어) 체온이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복부 체온이 내려가면서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난임과 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낮은 체온(냉체질)이다. 정상체온(코어, 36.5°~37C)을 유지하면 숙면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자연 임신과 암 후유증 극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을 돕는 ‘수면 11조 루틴’은 숙면과 체온을 높여, ‘자연치유’를 지원하는 실천 방법이다. 1. 생체시계 2. 척추 호흡 3. 뼈 자극 운동 4. 안구 운동 5. 입 우·이 모션 6. 생각 가둠 7. 뇌 청소 8. 허밍 연습 9. 자기 몸 칭찬 10. 기지개 운동 11. 기능성 수면의류(자체복사발열, 숙면 체온)착용이다. 이 루틴은 잠자리에 들기 전 5분, 기상 후 5분만 실천해도 건강한 수면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매일 세 끼 식사를 챙기듯, 수면에도 규칙적인 습관이 필요하다.
수면은 최고의 경제적 투자, 수면은 건강유지와 경제적 생산성 향상을 위한 최상의 투자다. 수면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저하되며,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반면, 양질의 수면은 면역력 강화, 뇌 기능 향상, 정신적 안정, 신체 건강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소비할 때 가성비를 따지듯이, 건강에서도 ‘수면 가성비’를 고려해야 한다. 수면에 대한 올바른 투자와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사회 전체의 건강과 경제적 안보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지키는 가장 보편적인 교육으로 인식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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