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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리스크 다가오는데 손놓고 있는 금융사들..."무대응시 재무 건전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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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5-03-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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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보험사 중 34%만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 방법론 개발 단계에 머물러…기후 리스크 감축 미온적

  • 대응 안할 경우 BIS자기자본비율 규제비율 하회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기후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기후위기 대응이 시급한 가운데 금융사들은 녹색금융 확대 등 기후 리스크 감축에 아직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은행, 보험 등 금융사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이들의 재무적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사들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활용한 실질적인 기후 리스크 감축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란 기후변화가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설계된 평가 도구를 일컫는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측정하고 대비할 수 있다.

한은이 국내 은행·보험사를 대상으로 기후 리스크 관리 현황을 설문한 결과 대형 금융기관(34%)을 중심으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다만 대부분 기관이 기후 스트레스 방법론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한은은 "기후 리스크 취약 익스포저 축소, 녹색·전환금융 취급 확대 등 기후 리스크 감축은 아직 초기 단계였다"며 "특히 국내 금융사는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과정에서 장기시계 분석에 따른 불확실성과 관련 데이터 부족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같은 미온적 태도가 이어진다면 은행들이 대출 부실이나 위험 자산 증가로 재무 건전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위험 증대로 시나리오에 따라 일부 또는 모든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규제비율(11.5%)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회할 공산이 높다는 얘기다.

한은은 "(시나리오별로)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5.3%포인트에서 7.6%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보험의 한국형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3.6%포인트에서 26.1%포인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무대응 시나리오일 때는 금융사의 신용 손실이 2100년 기준 25조1000억원으로 제일 컸다. 또 무대응 시나리오 아래에서 7개 은행이 최소 자본규제 비율을 밑돌았다.

한은은 "2024년 중 한은·금감원·기상청이 구축한 공통 기후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이 시나리오를 금융사에 제공해 금융권 기후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대응이 지연되면 금융기관 건전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존재한다"며 "적절한 기후대응 정책이 시행되면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기후 리스크를 완화함으로써 금융기관 손실을 일정 수준 내에서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짚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기후변화에 따른 적극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저탄소 전환 금융을 활성화하겠다"며 "올해 중 금융위, 환경부와 협의해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소재 금융사 및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전사적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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