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 세계 AI(인공지능) 업계 흐름을 주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는 ‘아이작 그루트 N1’도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발 빠른 대비에 나선 중국은 가전업체까지 휴머노이드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벌써 휴머노이드로봇 업계가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메이디는 전날 휴머노이드로봇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했다. 메이디에 따르면 이 로봇은 악수, 춤추기, 병 뚜껑 열기, 나사 조이기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메이디는 지난해 휴머노이드로봇 혁신센터를 별도로 설립하는 등 휴머노이드로봇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웨이창 메이디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를 설립해 휴머노이드로봇의 핵심 부품 및 본체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면서 “현재 상용화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디 휴머노이드로봇 혁신센터의 핵심 목표로 가전제품의 로봇화와 휴머노이드로봇 완제품 개발을 꼽았다. 휴머노이드로봇 개발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메이디의 주력인 가전제품에 로봇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휴머노이드로봇 완제품을 개발해낸다는 전략이다.
사실 메이디는 가전업체지만 로봇 기술 개발에 강점을 보여왔다. 메이디는 2016년에 당시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을 일본과 양분했던 독일 로봇 업체 쿠카(Kuka)를 인수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이스라엘 로봇 솔루션 업체인 서보토닉스를 사들이기도 했다. 웨이 CTO는 “메이디는 산업용 로봇의 핵심 부품 분야의 인재와 개발팀 보유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 연구개발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중국 광둥성의 로봇 기업인 웨장로보틱스도 실물 크기의 휴머노이드로봇 ‘두봇 아톰(Dobot Atom)을 19만900위안(약 3830만원)에 예약 판매한다고 밝혔다. 두봇 아톰의 키는 1m53cm, 무게는 62kg이다. 웨장은 이미 중국 자동차 제조사, 전자제품 공장, 카페 등과 협력하기로 했으며 올해 중반 시제품 생산과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듯 중국 증시에서 메이디 주가는 전날 10%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2% 넘게 상승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웨장 주가도 전날 28% 넘게 뛰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로봇 전문 기업 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로봇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앞서 창안자동차는 지난해 11월 휴머노이드로봇 분야에 500억 위안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창안은 2026년까지 휴머노이드로봇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업계가 이미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중국 기업들의 업계가 양산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평 중국 신흥산업 연구기관 GGII에 따르면 세계 휴머노이드로봇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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