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세계에서 처음으로 AI로 법 만든다… 입법 속도 70% 향상 기대

AI 기반 '규제정보국' 출범…법률 분석부터 개정안 제안까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오른쪽)과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왼쪽) [사진=AF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법률을 작성하고 기존 법을 검토 및 수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UAE는 '규제 정보국'(Regulatory Intelligence Office) 설립을 하고 AI 기반 입법 프로젝트를 총괄하도록 했다. 규제 정보국은 AI를 활용해 기존의 연방법과 지방 법령, 법원 판결, 공공 서비스 데이터를 통합한 대규모 법률·행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법의 효과를 추적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UAE는 이를 통해 법 제정 및 개정 소요 시간을 최대 70%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셰이크 모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통치자 겸 UAE 부통령은 국영 언론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이 새로운 입법 시스템은 우리가 법률을 만드는 방식을 바꾸어 (입법) 절차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정기적으로 우리 법안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학습 데이터의 편향으로 인해 왜곡된 법적 해석이 나올 수 있고, 인간과 동일한 방식으로 법을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빈센트 스트라우브 옥스퍼드 대학 연구원은 AI를 사용해 필요할 수 있는 법적 변화를 예측하는 것을 포함한 UAE의 계획이 획기적이라면서도 "그들(AI 모델)은 계속해서 환각을 일으키고 신뢰성 문제와 견고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 바스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마리나 드 보스는 AI가 제안하는 법이 "기계적으로는 타당해 보일 수 있지만, 인간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니 메달리아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계획에 대해 "매우 대담하다"고 평가하면서, UAE가 "기본적으로 AI를 일종의 공동 입법자로 바꾸려는 근본적인 포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UAE는 AI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AI 전담 투자기구 MGX를 설립해 블랙록의 300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펀드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MGX는 자체 이사회에 AI 옵저버도 한 명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어떤 인공지능 시스템을 사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며, 하나 이상의 AI 시스템을 결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AI와 인간의 감독을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