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아시아계 교황 가능성 질문에 "주님은 동서양 구분 안해"

콘클라베 일찍 끝날 것으로 전망…"주님의 뜻 지켜보자"

유흥식 추기경 [사진=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2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일찍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유 추기경은 이날 이같이 전망하면서도 과도기에는 불확실성이 많다며 "주님의 뜻을 지켜보자"며 콘클라베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차기 교황이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주님께는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고 답했다. 유럽계가 중심인 로마 가톨릭에서 아시아계 교황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메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최초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선종하자, 주요 외신들은 교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차기 교황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 추기경은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과 함께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선정한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교황청은 26일부터 9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5월 4일까지 매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일반적으로 교황 선종 후 15~20일이 지난 후 진행되는 가운데 오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될 예정이다.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비밀투표에 참여하며, 최종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한다.
 
바티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추기경은 총 252명이고,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총 135명이다. 하지만 2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할 예정이어서 133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A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1951년생으로 현재 만 73세인 유 추기경은 이번 콘클라베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가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