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회의에서 욕설까지 오가며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사람이 지난 17일 백악관 회의에서 국세청장(IRS) 직무대행 인선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베선트 장관의 손을 들어주면서, 머스크 CEO가 추천했던 게리 섀플리 국세청장 직무대행은 임명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 CEO에게 이 문제를 따지면서 DOGE에서 예산 삭감을 과장되게 약속하고 실제로는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베선트 장관을 '소로스의 대리인'이라고 지칭하며 "실패한 헤지펀드 운영자"라고 받아쳤다. 헤지펀드 '키 스퀘어' 그룹 창업자 출신인 베선트 장관은 과거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해온 헤지펀드 출신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회사에도 몸담았다.
이 과정에서 베선트가 "엿먹어(F**k you)"라고 소리쳤고, 머스크는 "더 크게 말하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양측 모두 사실 여부를 묻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전해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중년의 억만장자 두 명이 프로레슬링(WWE)을 하는 것처럼 백악관에서 싸웠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정말 대단한 광경이었고 무척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회의에서 베선트가 머스크와 마주했을 때 'F욕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과 머스크 CEO의 악연은 지난해 대선 직후 시작됐다. 당시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첫 재무장관으로 하워드 러트닉 현 상무장관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트닉이 아닌 베선트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후에도 머스크가 자신을 패싱하고 각종 인사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한 베선트 측 인사는 "스콧(베선트)은 평소엔 온순하지만, 한계를 넘으면 분노를 표출한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이를 두고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행세하며 장관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던 머스크 CEO가 이날 베선트 장관과도 맞붙으면서 각료들을 상대로 대립각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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