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최초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새로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제267대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오른 뒤 종소리가 울렸다. 콘클라베 이틀째이자, 4번째 투표 만에 결정됐다.
교황청 선임 부제 추기경은 이날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이라 외치며 새로운 교황이 나왔음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21일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뒤 17일 만이다. 그는 새로운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며,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이후 모습을 나타낸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교황으로 선출된 최초의 미국인이자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인 그는 신학적으로 중도 성향을 띈 인물이다.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레오 14세 교황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며 첫 발언을 했다. 공식 취임일은 수일 내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자국 출신 교황을 바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다. 나는 그와 만나길 기대한다"는 글로 기쁨을 표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차기 교황 선호를 묻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지"라며 "우리는 뉴욕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는 말로 내심 미국인 추기경이 차기 교황에 뽑히길 희망했다. 또한 SNS에 교황 복장을 한 자신의 합성 사진을 게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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